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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소식] 일흔에 시집 낸 이순태 간호사 ‘살아보니 사랑이어라’

  • 2020.07.01
  • 작성자 : 중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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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에 시집 낸 이순태 간호사 ‘살아보니 사랑이어라’
진도 대마도보건진료소장 첫 시집 발간

[편집국]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20-06-30 오전 08:55:22

기적 같은 바다에서 금파랑 기쁨이 오고

나에게 바다가 있어, 우주를 가졌습니다

“나에게 바다가 있어, 우주를 가졌습니다.”

자신의 꿈 목록 1번이었던 ‘섬에서 살기’를 이룬 일흔 살의 간호사 시인이 첫 시·사진집을 선보였다.
전남 진도 대마도보건진료소 이순태 소장이 ‘살아보니 사랑이어라’를 펴낸 것.

대마도 섬의 사계절을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숭어’로 이름 붙여 오롯이 담아냈다.
77편의 시와 휴대전화로 직접 찍은 섬 풍경과 주민들 모습을 함께 실었다.

이순태 소장은 “섬이라는 곳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단절의 거처이지만,
반면 삶이 단순해지면서 살아 있는 우물처럼 맑고 깊어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대마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배로 1시간 40분을 가야 닿는 외딴섬.
보건진료소장으로 정년퇴임한 그는 2017년 7월 대마도보건진료소장(기간제)에 지원해꿈꾸던 섬으로 들어왔다.

“…깊이 바라보고 싶었다… // 바다를 보기 위해 / 날마다 보기 위해 / 오롯이 보기 위해 / 나는 섬으로 왔다”(시 ‘이유’ 중)

하지만 섬이 처음부터 호락호락 길을 열어 준 것은 아니었다.
대마도에 처음 들어올 때 안개 때문에 팽목항에서 이틀이나 발이 묶였다.

“…안개는 그의 섬에 / 아무나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 참을 줄 알고 / 기다릴 줄 알고 / 베풀 줄 알아야 / 바닷길을 열어줍니다…”(시 ‘안개’ 중)

섬에 와서는 먼저 마을지도부터 그렸다. 위급 상황에서 집집마다 얼른 달려가기 위해서다.
주민들 얼굴 사진 찍어서 이름 적어 놓고 익혔다. 그렇게 섬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난다.

“…구십년을 바닷가에서 살고 / 여섯 해를 요양원에서 살았습니다 // … 바다가 몹시 그립다고 했더니 / 죽어야 돌아갈 수 있다고 해서 / 나는 죽었습니다 // …죽어 가루가 되어 아들 품에 안겨 / 당신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 아, 이제 살 것 같습니다” (시 ‘바닷가 장례식’ 중)

이순태 소장은 대구과학대를 졸업했다. 메리놀병원·울산대병원·포항성모병원 수술실에서 근무했으며,
경북 영천에서 22년간 보건진료소장으로 일했다. 2018년 ‘문학예술’ 시 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그는 “보건진료소 사무실 창문 너머에 기적 같은 바다가 있다”면서 “아침마다 해님이 바다에 오시면 금파랑 같은 기쁨이 내 마음 안에 차오른다”며 섬살이를 예찬했다.

<전라도닷컴 / 189쪽 / 16,000원>

[출처] 간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