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효자병원 유은미 간호사

 

RNJOB (이하 R)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은미 간호사 (이하 유) 안녕하세요? 송도효자병원에서 근무하고 있고 육아는 베테랑이지만, 병원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나이 많은 새내기’ 유은미 간호사입니다.

대학 졸업 후 임상간호사로서 6년 정도 일을 하다 결혼 후 22년간 주부로 육아와 가사일에만 전념했습니다. 그러다 딸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좋은 기회를 통해 엄마에서 간호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R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 임상을 떠난 지 오래되니, 더 편리하게 바뀐 요즘 의료용품 사용법을 잘 몰라 허둥댈 때가 많았습니다. 수액을 주입하고 있을 때 쓰리웨이 스탑콕을 통해 다른 수액이나 주사제를 연결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생소했으니까요. 심장이 떨리고 손도 떨렸던, 처음 접한 간호업무들은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R 간호사로서 재도전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있다면?

유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엄마로서의 즐거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 엄마로서 채워지지 않는 독립된 저의 모습을 찾고 싶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 용기 내는 것조차 힘들었을 때, 결정적으로 용기를 준 것은 딸아이였습니다.

“엄마는 저를 이렇게 잘 키워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자예요. 오십이면 요즘에는 많은 나이도 아니고요. 엄마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돌보는 일을 잘 하는 저에게 간호사가 딱 맞는 일인 것 같다며 응원해 주었습니다.

 

R 많은 병원 중 요양병원으로 재입사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나요?

유 대학을 졸업하고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외과 병동에서 근무를 하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를 했고, 그 이후에는 '건강검진센터'에서 업무를 하다 결혼과 육아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사교적이고 밝은 성격 덕분에 '건강검진센터' 일이 잘 맞았지만, 다시 일을 시작할 때에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배우면서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결혼 후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하면서 요양병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을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부모님과 같은 분들을 모시는 병원이어서 더욱더 관심이 생겼고, 요양병원으로 자연스럽게 재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R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에서 받았던 교육의 시간을 ‘자존감 수업’이라고 칭하셨던 이유는?

유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에서의 오프라인 교육은 배움뿐만 아니라 간호사로서의 존재감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간호사의 역할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고, 가정이 아닌 사회에서도 제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내, 엄마의 역할에만 충실하느라 한없이 작아지던 저의 자존감이 회복되는 시간이었습니다.

 

R 그동안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가요?

유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가, 지금의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복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그동안 사는 것이 바쁘고 힘겨워 다 잊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제가 잊고 살았던 꿈을 다시 찾게 되었어요. 살아오면서 쌓은 연륜으로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배워서, 제 손길이 필요한 자리에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간호사로 오랫동안 건강히 일하고 싶습니다.

 

R 유은미 간호사님처럼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고 있는 유휴 간호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유 각 지역의 간호사회를 꼭 활용하시고,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의 도움을 받으세요. 저는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의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간호사 구인광고만 찾아보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의 교육은 너무나도 유익해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들도 있고요. 유휴간호사들이 일터로 돌아올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취업연계까지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처럼 22년간 일손을 놓고 있던 유휴간호사도 다시 일하고 있으니, 이런 저를 보고 많은 유휴간호사분들도 용기를 내어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을 두드리세요. 우리를 기다리는 곳은 반드시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