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2021 코로나19 현장 이야기, <간호사, 세상 밖으로> 수기집 발간
- 2021.10.13
- 작성자 : 중앙센터
- 조회수 : 991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는 졸업예정자, 신규간호사, 경력간호사, 간호관리자에 맞는 생애 경력관리형 교육을 제공합니다.
교육을 통해 취업연계, 이직방지, 경력개발 등을 지원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한간호협회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 알앤잡입니다.
대한간호협회의 코로나19 현장 스토리 2차 공모전은 수기 101편, 사진 71편(220여 점)이 출품되어 수기 26명, 사진 17명이 수상했습니다. 수상작은 실무진의 1차 심사를 거쳐 김용택 시인, 정호승 시인, 최서연 작가, 채승우 사진작가 등 4명의 외부 전문가 심사를 통해 결정되었습니다.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들은 각각 보건복지부장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상, 질병관리청장상,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상을 받았습니다.
수기 부문 대상은 더편한요양병원 김봉선 간호사와 국립중앙의료원 이승연 간호사에게 수상의 영광이 안겨졌으며, 사진 부문에서는 ‘방호복 화투’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 삼육서울병원 송주연 간호사가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청주의료원 권다혜 간호사와 은평성모병원 김유나 간호사, 그리고 경북 경산의 서린요양원 심묘락 간호사도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대상작 2편의 요약입니다.
대상 : 김봉선 (더편한 요양병원)
할아버지는 칸트이자 ‘차도남’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할머니가 있는 요양병원에 온 뒤 같은 시간에 나간다. 버스를 두세 번 갈아타야 하는 외진 곳인데도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도장을 찍었다.
할아버지는 병원 직원들의 물음엔 무 자르듯 짧게 말하며 차가웠지만 할머니 앞에서는 따스한 눈빛과 다정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면회 금지’로 할아버지의 소중한 일상을 집어삼켰다. 불안한 할아버지가 의지한 것은 간호사실 전화와 나의 휴대폰.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폰을 통해 “○○야, 코로나 때문에 면회 못 간다. 사랑한다”라고 외쳤지만 할머니는 눈만 껌뻑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새벽 할머니의 상태가 위독했다.
할아버지에게 연락하자 흐느낌과 슬픔이 전화선을 타고 흘렀다. 이른 시간이라 당장 차편이 없음을 말해오자, 나는 주저 없이 할아버지를 모시러 나갔다.
이어 병원 집중 치료실에서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오열과 함께 아침 해가 떠올랐다. 할머니를 장례식장으로 보내드리며 할아버지의 떨리는 두 손을 맞잡았다.
며칠이 지난 뒤 할아버지가 전화로 고마움을 전하며 “너는 내 딸이다”라며 말하는 음성이 떨렸다. 나 역시 떨리는 목소리로 “네 아버지, 딸 할게요”라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안부를 주고받으며 나는 깨달았다.
별 하나 없는 칠흑 같은 밤에 반짝이는 작은 불빛 같은 한 사람만 있다면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대상 : 이승연 (국립중앙의료원)
2020년 2월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중환자를 간호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든 것은 정신적, 체력적 소진이다.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채 3~4시간 근무하다 보면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가 난다. 피부염에다 허리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늘어난다.
하지만 환자를 간호하는 일은 포기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모듈형 음압격리병동의 감염중환자실에 첫 입원환자가 입실했다.
그는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 저는 꼭 살아서 나가고 싶어요”라며 불안감 속에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나 역시 “꼭 회복해서 퇴원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저와 우리 모두가 열심히 노력할게요”라고 힘을 드렸다.
그러나 진심 어린 기대와는 반대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돌아가시고 말았다. 마음이 허탈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호복을 입고 환자들의 체위변경을 계속하다가 평소 좋지 않았던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됐다.
감염중환자실 근무에 코로나까지 더해져 심신이 너무 지쳐 ‘사직’이라는 단어를 고민했다.
어느 날 환자 한 분이 “선생님이 있으면 마음이 놓여요.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열심히 치료받아서 얼른 나아 볼게요”라는 말에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 가서 한참 울었다. 돌아보면 그 말이 제일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깨가 좋지 않은 나에게 백신 센터 근무를 제안했지만 나의 마음은 이미 감염중환자실로 향했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는 코로나19 생생한 현장 이야기가 담긴 <코로나19 수기집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32인의 원고를 담아 수기집 <간호사, 세상 밖으로>를 펴냈습니다.
서울시 간호사 회원을 대상으로 한 대한간호협회의 코로나19 현장 스토리 2차 공모전은 슬프고도 따스한 <임종간호>라는 키워드로 진행되었습니다. 키워드 속에는 4차 대유행까지 오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가족을 대신해 지켰던 간호사들의 아픔과 고뇌가 담겨있습니다.
박인숙 서울시간호사회장은 발간사에서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며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일한 훌륭한 간호사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코로나19가 지나간 훗날,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웅들의 이야기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소망해 본다.”라고 전했습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추천사를 통해 “간호복 대신 두꺼운 방호복으로 꽁꽁 싸매고 밤낮없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야 했고, 현장의 여러 불편과 위험도 기꺼이 감수해가며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준 간호사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간호사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우리 국민에게 뜨거운 울림으로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영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수기집을 통해 코로나19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시는 간호사분들의 땀의 무게가 보다 많은 시민분들께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간호사분들은 여름에는 더위와 장마,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며 6번이나 계절이 바뀌도록 환자 곁을 24시간 지켜왔습니다. 간호사분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긴박한 순간들이 가득했던 현장과 그 순간 간호사분들의 노고가 글로나마 전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지나간 훗날, 지금의 모든 노력이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웅들의 이야기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금 이 순간,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는 모든 간호사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