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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자신감의 밑거름입니다” - 한정애 간호사 인터뷰

  • 2020.06.19
  • 작성자 : 중앙센터
  • 조회수 : 1752
RNJOB을 통해 간호인력교육센터의 교육과 실습을 마치고 당당히 취업에 성공한 간호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신규 간호사부터 재취업 간호사까지, 나와 같은 위치에 있는 동료들과 지금 내 고민을 먼저 겪었던 선배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RNJOB (이하 R)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정애 (이하 한) 안녕하세요, 저는 용산구 이태원2동에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방문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한정애 간호사입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R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의 유휴간호사 교육을 이수하시고 재취업에 성공하셨죠. 간호사의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신규 첫 근무를 시작하고 5년 동안 쉼 없이 환자들을 보다 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련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날아갔죠. 그곳에서 일 년 동안 즐겁게 놀며 공부해서 미국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는 다시 한국으로 잠시 나왔어요. 그때 마침 산업인력공단에서 해외 취업 간호사를 모집하는 걸 보고는 다시 일 년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립병원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어요. 그런데 한국에 잠시 휴가 차 나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눌러 앉아버렸네요.

그렇게 10년 동안 아이 셋을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새 40대 중반이 되어 있더라고요. 남편이 군인이라 전방을 따라다니며 살다 보니, 내가 간호사였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죠. 그러다 막내가 5살이 되던 해 유치원 입학을 마치고 우연히 본 방문간호사 구인 게시물을 보고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어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일이 그리웠던 것 같아요. 임상이랑은 전혀 다른 일이라 낯설기는 했어도 걱정과 두려움보다는 다시 일한다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아요.

 

R 재취업 과정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방문간호사로 일하다가 서울로 이사 오면서 다시 한번 경력단절을 겪어야 했어요, 작은 도시에서는 별 두려움 없이 일을 시작했는데, 큰 도시에 오니 그 자체가 부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간호협회 홈페이지를 뒤지다 지금의 인연을 맺게 해 준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를 알게 되었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서 뭔가를 해 보려니 막막한 마음에 무작정 센터 문을 두드렸어요. 다행히 한 주 한 주 지날수록 센터에서 받은 교육이 자신감의 밑거름이 되었고, 서울에서도 다시 자리를 잡아 지금의 방문간호사가 되었습니다. 

경로당에서 미세먼지 교육을 진행 중인 한정애 간호사경로당에서 미세먼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한정애 간호사

 

R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셨다가 재취업 때는 방문간호사를 선택하셨는데요, 환경도 업무도 달라 결정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병원을 떠나 방문간호사로 일하면서 얻으신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요?
처음 방문간호사로 근무를 시작한 곳은 인구 5만이 채 안 되는 경기도 연천군이었는데, 산과 들이 많다 보니 차를 타고 이삼십 분을 달려야 마을 하나가 나타나는 곳이었죠. 고추밭으로, 비닐하우스 안으로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갔답니다. 

한 번은 늘 현관 앞에서 기다리시던 어르신이 안 보이시길래 창문 너머로 들여다봤더니 방 안에 쓰러져 계셨어요. 얼른 수첩을 뒤져 아드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연락해서 어르신을 병원으로 옮겼는데, 나중에 수술까지 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는 말과 함께 감사하다며 인사를 해 주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R 방문간호사로 일하시면서 알게 된 나만의 강점이 있으신가요?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기른 경험은 어떤 영향이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방문간호사를 하면서 알게 된 나만의 강점이라면 금방 어르신들과 친해지는 친화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방문을 통해 알게 된 어르신들을 길거리에서 만날 때면 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주변의 소소한 일상도 여쭈곤 합니다. 그럴 때 어르신들이 자식보다 더 살갑게 대해준다며 좋아해 주세요. 저도 세 자녀의 엄마로서 내 부모를 대하듯 어르신들을 대하게 되더라고요.

경로당에서 어르신 건강관리 교육과 활력징후 측정을 진행하는 한정애 간호사경로당에서 어르신 건강관리 교육과 활력징후 측정을 진행하는 한정애 간호사

 

R 앞으로는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으십니까?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어느 때보다 건강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은 어르신을 방문하며 그분들이 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실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됩니다. 앞으로 저의 목표는 호스피스 간호를 전문적으로 배워서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R 마지막으로,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를 다른 간호사들에게 한 마디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는 내 자신감의 밑거름이다. 아는 이 하나 없는 서울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 앞으로도 많은 유휴간호사들이 이 센터의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