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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장벽을 넘는 진심어린 도움, 한국의 간호사를 응원합니다
- 2020.08.13
- 작성자 : 중앙센터
- 조회수 : 1240
출생 직후 응급수술 받은 ‘그레이스 김’ … 한국 의료진 감사합니다
박혜경(칠곡경북대병원 국제의료사업센터 간호사)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응급수술 후 회복
전문의와 전담간호사 등 혼신의 힘 다해
“너무 감사합니다. 그레이스의 흉터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일어서서 잘 걷고 오빠보다 더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감사해요.”
출생하자마자 선천성 심장기형 진단을 받고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한 그레이스의 부모가 미국에서 영상통화로 감사인사를 전해왔다. 그레이스의 돌을 앞둔 지난 7월 8일 영상통화를 하는 자리에 어린이집중치료센터 의료진들과 함께 필자도 자리했다.
나는 칠곡경북대병원 국제의료사업센터에서 트라이케어보험(미군보험을 가진 환자들의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맡고 있다. 트라이케어는 미군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레이스의 부모는 재미교포이며, 아버지는 미군으로 칠곡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은 산전 진찰 때부터 외래 내원 시 늘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어서 병원 직원들 모두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다.
그레이스는 출생 직후 바로 응급 개심교정 수술을 해야 했다. 긴박하게 응급수술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트라이케어 보험을 관리하는 ISOS에 환자 상태를 실시간 알리며 행정적 처리절차를 진행했다. 트라이케어보험은 진료, 입원, 수술 등을 위한 승인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그레이스는 응급수술을 마치고 집중치료실에서 24시간 의료진들의 세심한 케어를 받으며 치료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소아심장 전문의와 신생아 전문의, 신생아 전담간호사 등 모든 의료진들이 치료에 혼신을 다했다. 그레이스는 퇴원할 때 정상적 발달단계곡선에 해당할 정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퇴원한 그레이스 김의 부모가 미국에서 화상전화로 감사인사를 전해왔다. 사진 맨 오른쪽이 박혜경 간호사.
내 업무는 트라이케어보험 미군과 가족 지원
언어와 문화 차이 넘어 진심으로 배려하고 소통
나는 출근 전과 퇴근 후에 매일 그레이스를 보러 갔다. 그레이스의 부모와 정서적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레이스의 오빠 둘도 잘 챙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레이스의 상황을 보고 받은 평택 121병원 원장님이 직접 병원으로 찾아왔고, 한국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에 대해 극찬을 하면서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이제는 웃으며 그레이스의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눌 수 있지만, 응급수술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앞이 아찔해진다.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아이가 집중치료실에 있을 때 이름을 그레이스(은혜)라고 지었다. 그는 “건강한 그레이스를 안고 퇴원하게 될 줄 몰랐다”며 “큰 은혜를 선물 받았고, 그 은혜를 앞으로 베풀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신생아용 특수 분유를 기증해줬다.
나는 병원에서 근무한지 올해로 20년이 넘었고, 국제의료사업센터에서 일한지 2년이 됐다. 외국인 환자 관리라는 생소한 업무를 맡으면서 문화적 차이와 언어의 다름으로 인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와 가족들이 한국인의 따뜻한 정과 진심어린 배려, 친절에 고마움을 표현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내가 도움을 준 것보다 그들로 인해 배우고 채워지고 다듬어진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특히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는 그들에게 우리의 도움은 너무나 절실하다. 먼저 손 내밀어주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진심으로 도움을 주려는 마음은 다 통하는 것 같다. 세계인과 함께하는 멋진 간호사들을 응원한다.
출처 : 간호사신문 http://www.nursenews.co.kr/main/ArticleDetailView.asp?sSection=71&idx=25708